작년 봄(4월). 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려 낚시를 가게 되었다.
이게 내 본격적인 낚시란 취미의 시작이다.
난 인터넷, 유튜브를 보며 혼자 독학했고 종종 가족, 친구와 출조를 나갔다.
그 과정을 기술해 보겠다. 입문자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라 생각한다.
낚시는 참 섬세하고 복잡, 오묘한 취미다.
그만큼 진입장벽은 좀 있지만, 빠져들 요소가 충분하다.
1. 낚시를 시작한 계기
원래 자연, 풍경보는 것을 좋아한다. 바닷가 카페에서 바다 보며 놀거나 책 보기도 했고.
바닷가 앞에서 차박을 했던 기억이 많다. 그러다 자주 낚시꾼들을 보게 되었고 궁금하기도 했다.
차박을 하며 가만~ 히 있기보다. 낚싯대라도 던져놓고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낚시는 기다림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거뜬하다 싶었다. 물론. 정말 순진무구한 생각이었다.
2. 낚시를 시작하다.
아버지랑 처음 낚시를 하러 "대포항"으로 떠났다.
장르는 "민장대". 오랜만에 여러가지를 신나서 설명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나도 좋았다.
성인 되고 엄마, 아빠랑 많은 시간을 보낸 적이 언제던가. 그냥 그 의의만 두고 가려했다.
시기는. 4월 말. 사실 그 시기 속초는 수온도 낮고 민장대로 내항에서 잡을 것은 잡어뿐이다.
운 좋게 회유성 어종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망상어, 황어가 다 일 것이란 건 이젠 안다.
그렇게. 낚시를 해서 잡은 물고기는!!!
당연히. 서울감시(망상어)랑 동해지킴이(황어)였다.
근데. 이 이름도 모를 물고기들에게서 느껴지는 힘과 수렵활동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었다.
당연히. 이때는 잡은 것 먹을 생각도 안 했다. (안 하길 잘한 거지)
3. 낚시 장비를 사다.
정보를 찾고 공부를 해봤다. 낚시 장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찌낚시, 루어낚시, 원투낚시
아버지랑 해본 민장대는. 찌낚시의 일종으로 봐도 좋았다. 하지만 기본은 '릴'을 사용하는 낚시다.
당시 이 찌낚시는, 채비 익히기도 너무 어려웠고, 생미끼를 써야 하기에 손이 지저분해져서 싫었다.
(그 어려운 채비 다 익혔고, 손이 더러워져도 그러려니하는 인간이 되기까지 몇 달 안 걸렸다...)
원투낚시는 던져놓고 가만히 있는 낚시였다. (물론 파고들수록 더 복잡해지는 어려운 낚시다)
쉽다 해서 바로 도전했지만, 처음 캐스팅을 해보니 4~5M짜리 긴 낚싯대가 부담되었다.
발사각이 80도쯤 된달까? 코앞에 떨어지더라.
루어낚시는 가짜미끼를 써서 손도 더러워지지 않고, 낚싯대도 비교적 짧아(2M 내외) 부담이 안 됐다.
무엇보다 장비가 간단했다. 의외로 잡을 수 있는 어종도 다양했다. (광어, 우럭, 볼락, 전갱이, 쥐노래미 등)
'활동적인 장르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다'라는 말을 듣고. 바로!! 젊은이답게 하기로 함.
그렇게. 루어낚시로 장르를 정하고. 장비를 알아본다.
☆ 당연하지만, 처음에는 파손될 각오로 저렴한 장비를 사서 연습해야 한다. ☆
나 역시. 보급형 세트 상품을 골랐다. 가격은 모두 9만원 정도.
구성: 6피트 M, ML대 로드 2개. 각각 일반, 에깅용 초릿대(총4개). 2000, 2500번 릴. 카본 줄. 하드케이스.
처음엔 이게 다 뭔지 몰라서 어디에 쓰는지, 왜 M인지. 에깅은 뭐고. 2000번은 뭔지 다 몰랐다.
그렇게 정말 여러 가지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아. 열심히 쓴 이 세트는 초릿대 3개 분질러먹고. 친구 대여 용 예비군으로 은퇴했다.
4. 루어낚시. 해보자!!
여기서 처음 맨땅에 헤딩하며 배운 실수를 적어보겠다.
가. 낚싯대에 맞는 줄의 호수, 루어의 무게가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한 실수다. 세트 장비를 갖고 바다에 가서 캐스팅해봤다. 하지만!!!
일단. 짧은 장비(2M)라 캐스팅 연습은 어렵지 않았다. 근데. 아무리 해봐도 10M 이상 안 날아갔다.
기본 루어채비. ML대. 1/4온스 지그헤드에 웜을 끼웠다. (5월 강릉항 내항... ㅋㅋ 잡을 생각이 없었군)
지금 봐도, 채비에 문제는 없다. (장소에는 문제가 무척 많다...)
하지만!! 기본으로 릴에 감겨있던 줄이. 문제였다.
2000번 릴에 감겨 있던 줄은. 카본 6호 줄이었다. 너무 굵다. 오래됐는지 꼬불꼬불하기도 했다.
1/4온스. 약 7g짜리를 던지는데 원활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 합사 1호로 줄을 바꾸니 비거리가 훨씬 늘어나더라.
이게 문제란 것을 알아채는데 1달 걸린 것이다. 재원에 맞는 장비 조합을 사용해야 했다.
내 낚싯대에 맞는 줄, 루어 무게를 달아서 다시 던져보니. 훨씬!! 잘 날아간다.
낚시대에 재원이 적혀있다. 혹은 상품 상세페이지에 잘 나와 있으니 꼭 확인하자.
- 재원에 맞지 않는 줄 : 비거리가 안 나오거나 목적에 맞게 낚시해도 줄이 터진다.
- 재원에 맞지 않는 루어 무게 : 가벼우면, 안 날아가고. 무거우면, 초릿대가 부러진다.
나. 루어로 잡을 수 있는 어종, 그 어종을 잡을 수 있는 장소, 시기
두 번째로 한 실수는. 동해, 낮, 내항. 에서 광어, 우럭 잡는 채비를 던져대고 있었다는 것.
루어는 인조미끼 움직임으로 공격반응을 이끌어내 물고기를 속여 잡는 낚시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공격적인 육식어종(광어, 우럭, 볼락, 삼치, 쥐노래미, 고등어 등등)을 잡을 수 있다.
내항에 황어, 망상어 같은 애들이 있고 물기도 한다만... 흔치 않은 일이다.
더구나, 수온이 낮은 5월 낮 강원도 내항에서 루어로 잡을만한 고기는 별로 없다.
(밤에 볼락은 가능. 강원도보다 경상도 쪽이 훨씬 좋다. 그래서 다음엔 울진으로 간다.)
기본적으로, 대상 어종을 파악하고, 그 특성을 알고, 낚시를 들이밀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시기, 그 장소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낚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막연히 유튜브 몇 번 보고 가서 무작정 따라 해 보다가는 꽝이다.
5. 와... 뭐라도 좀 잡아보자!!!
루어 해보겠다 해놓고 잘 안돼서 찌낚시(반유동)도 배워보고 다른 종류도 시도해 본다.
한 번은 2~3일 낚시하러 강원도까지 갔는데. 5~10cm 개우럭만 3마리 구멍 치기로 잡았다.
하다 하다 안돼서 구멍 치기라도 한 거다만. 분했다. 루어도 안되고 찌낚시도 안 됐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 수온이 낮은 5월 초 강원도(속초, 양양)에서 했다. 활성도가 떨어지는 시기다.
- 안전을 위해 내항만 고집했는데, 어종에 대한 이해가 없이 무작정 들이밀기만 했다.
- 밑밥 등 효율적인 방법 미사용(찌낚시), 물고기가 있는 곳을 모름(루어), 먹이활동 시간 모름
그렇게, 황어와 망상어 돌아다니는 것만 구경한 채 돌아온다.
유튜브와 낚시 콘텐츠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챔질 타이밍이 잘못되었나? 미끼(크릴)가 사라지던데 잘못 끼웠나?
루어 액션 방법이 잘못돼서 물고기가 안무나? 지그헤드가 너무 큰가?
그냥 이 핑계 저 핑계가 아니라. 내 실력이 없나? 혹은 물고기가 정말 없나?
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고기는 있다. 그리고 걔들이 안 물면 끝이다.
낚시는 원래 잘 잡을 때도 있고, 못 잡을 때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점점 깨달아간다.
처음 마음가짐이 사라졌다.
여유롭게 바다 보며 즐기다 낚시를 곁들여본다? 무슨!!!
뭐라도 잡고 싶어서 부들부들한다 ㅋㅋㅋㅋ
그렇게 헤매다, 루어 '라이트게임'의 꽃이라 생각하는. 볼락낚시를 알게 된다.
다음 포스팅은 23년 6월 울진에서 마릿수가 터진. 볼락낚시부터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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