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선 낚시에 빠지게 된 계기, 처음 배우며 겪은 시행착오를 간단히 썼다.
이번엔 처음으로 마릿수를 하게된 어종. "볼락"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6. 볼락 낚시를 알게되다.
난 회를 좋아한다. 보통 광어, 우럭, 도미(아마 참돔일것) 정도로 먹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낚시를 하기 전에는 물고기 종류나 이름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그냥 맛있었다.
그러다 유튜브. '우마'라는 채널을 보게된다.
참~~ 낚시 싫어하는 유튜버던데. 회도 비리다고 못 먹는단다.
근데 그분이 유일하게 좀 먹는 회가. 볼락이란다. 잡고, 즉석에서 회떠서, 김밥에 올려 먹는다.
'회가 이를 막 밀어낸다 마!!' 하던 말이 기억나고. 그때 볼락을 잡은 방법이. 루어였다는 걸 깨닫는다.
와.. 먹을 수도 있는 어종인데. 회도 맛있고. 저리 많이 잡을 수도 있는건가??
7. 볼락 낚시 방법(라이트게임)
낚시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볼락 낚시도 찌낚시든 원투든 작살로 잡든 뭐든지 가능하다.
근데. 주로하는 방법은 '루어'다. 그중에서도 얇은 낚시대(UL, L) 작은 미끼를 쓰는 "라이트게임"이다.
원래 하려던 낚시 장르가 '루어'였으니, 얇은 낚시대 하나 더 사서 해보자는 맘이 들었다.
아래는 채비도다. 나중에 자세한 낚시 방법을 아는대로 포스팅 해 보겠다.
그렇게 6피트짜리 UL대 하나와. 1000번 릴을 샀고. 낚시점에 물어 1호 나일론 원줄을 감았다. (총 9만원)
지그헤드도 1g, 2g, 3g 짜리를 사 놨고. 웜(소프트 베이트)도 종류별로 몇개 샀다.
자. 이제 잡으러 가 보자!!!
8. 볼락을 잡다.
결론부터 말하면. 2박 3일간의 울진 일정에서 볼락만 30여마리 잡았다.
볼락 낚시는 어려운 장르가 아니다. 초심자의 행운도 있겠지만, 이날 장소와 때가 잘 맞았다.
(아 물론... 방법이 어렵지 않은 것이지 무조건 잡는 건 아니다. 이후 꽝도 많이 쳤다.)
볼락의 특성부터 간단히 설명하겠다. 그래야 내가 왜 잡을 수 있는지 이해가 간다.
- 야행성 : 얘들은 밤에 먹이활동을 한다. 해질녘 혹은 해뜰 때 활발하다는데. 대중 없다. 밤은 확실.
- 락피쉬 : 바닥 지형이 '돌'인 곳에서 산다. 회유성x (모래, 뻘 지형에는 거의 없었다)
- 육식어종 : 웜(지렁이나 소형 어종 모양 고무)이나 청갯지렁이를 공격한다.
- 소형어종 : 크게 자라면 30cm 이상도 되지만. 10~20cm 정도다.
- 내항 : 항구 내항에서도 준수한 씨알의 볼락(20cm 내외 / 금지체장 15cm)을 잡을 수 있다.
내가 잡았을 때의 조건을 살펴보자.
- 장소 : 울진 후포항 내항. 수심이 깊은 직벽 자리
- 시간 : 6월 중순.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 장비 : 루어 UL대, 스트레이트 타입 웜, 2g 지그헤드
- 액션 : 캐스팅 후 단순 리트리브(천천히 감아들이기). 볼락 보이는 곳에서 고패질(들었다 놨다)
진짜 생초보였던 내가. 별다른 액션을 주지도 않았는데, 퍽퍽!!! 물어 준다.
볼락 낚시에 맞는 조건들이 갖춰져 있었고. 고기가 있는 곳에서 낚시 했고. 애들이 활성도가 좋았다.
크기도 20cm 내외로 좋다. 당시엔 회 떠 먹을 생각도 안해서 놔 줬다.
근데, 아직까지 이렇게 30마리 이상 또 잡지는 못했다 ㅋㅋㅋㅋ
9. 도파민!!!
꽤 성공적인 조과를 거두고 그 당시의 흥분을 잊을 수 없다. 점점 낚시에 빠져든다.
그리고, 물고기를 잡은 경험을 하니 그간 갖고 있던 막연한 불안감이나 궁금증이 해결됐다.
가. 물고기가 물면 확실히 느낌이 온다. (루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뭔가... 낚시대에 느껴지는 입질의 느낌이 있다는데.
그걸 모르고 지나친건가? 싶었다. 근데 아니었다 ㅋㅋㅋㅋ 그간 의심스러웠던 감각은 무시해도 됐다.
지형지물에 걸렸다거나, 소형 어종이 살짝 톡 건드린 정도의 느낌은. 제대로된 "입질"과는 확실히 다르다.
특히나, 볼락은 훅 들어와 덮친다. 혹은 물고 부르르 떤다. 그리고 후킹이 된 순간 탈탈 거린다 ㅋㅋㅋ
나. 물고기가 있으면 문다.
지금껏 못잡은 것은. 물고기가 없는 곳에서 루어를 던져대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물론 활성도가 나쁘면 있어도 안물지만. 얘들도 살아야 해서, 먹이를 발견하면 공격하는 애들 한둘은 있다.
그런 것 자체가 없다면, 그 장소에서 낚시를 더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빨리 이동하는 것이 낫다.
다. 잡을 때도 있고 못 잡을 때도 있다.
갑자기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다. 세상일 내 맘대로 되는거 아니구나 ㅋㅋㅋㅋㅋㅋ
결과만 쫓기보다 과정 자체를 즐기고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게 됐다. 쉬운거 하나 없다.
시간과 돈, 노력이 헛되게 느껴질 때 많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계속 시도할 것이다.
첫 낚시 경험에서, 2달여간 실패한 경험. 그리고 마침내 루어에서 조과를 낸 것까지 써 봤다.
제대로 된 경험이 있기 까지는 항상 의문을 품게 된다. (이거 똑바로 하는게 맞나?)
이 글이 그 의문을 똑같이 겪고 있을 낚시 입문자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다음 포스팅은 낚시에 대한 현실적인 얘기를 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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